다만 국내에선 전날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서울 집값 급등 등을 우려한 데 따른 경계감도 작용했다. 한은이 금융안정을 중시하면서 추가적인 금리인하 시점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장 마감 뒤 발표될 7월 국고채발행계획도 관심이었다.
다만 국발계의 경우 2차 추경이 편성에도 불구하고 일단 7월 물량의 경우 18조원대 초중반으로 6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들도 보였다.
장 초반 밀리는 듯하던 선물가격은 지지를 확인한 뒤 다시 강세폭을 키웠다. 전체적으로 투자자들 사이엔 레인지 관점이 강했다.
오전엔 이재명 대통령이 추경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일 수도 있다"면서 추경안 처리에 속도를 내달라고 국회에 당부했다.
2차 추경 규모는 30.5조원이다.
오후에도 제한적인 강세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한은은 RP 운영 관련 제도 개편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한국은행은 RP 매입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추세적 감소 등으로 RP 매각을 통한 유동성 흡수로만 대응하기 곤란해졌기 때문이었다.
한은은 그간 오랜기간 RP 매각을 통한 유동성 흡수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엔 비정례 RP 매입을 상당히 활용했으며, 이날 드디어 RP '매입의 정례화'를 발표한 것이다.
공대희 한은 공개시장부장은 "요즘 시중에 돈이 없어서, 즉 유동성 공급 규모가 수요를 못 쫓아가서 한동안은 RP 매입 규모가 더 클 것 같다"면서 "국민연금과 스왑(달러공급, 원화흡수)하면서 흡수된 돈 규모도 크고 민간 화폐수요나 필요지준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니 그 차이인 유동성 조절규모가 계속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추경도 변수로 추가되긴 하겠지만 아무튼 최근 비정례 매입이 예년과 달리 꽤 많지 않았느냐. 이런 흐름을 감안할 때 당분간 RP 매입 규모가 클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오후에도 제한적인 강세 분위기를 이어갔으나 동시호가에서 가격을 한단계 쳐올렸다.
5시 국채발행계획 발표 등을 앞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장 막판 가격을 띄웠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엔 당분간 가격이 레인지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많은 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제 추경 불활실성이 해소됐고 이스라엘-이란 전쟁도 끝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안도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통해 매파적인 모습을 보인 한은이 부담스럽긴 하나, 어차피 금리 인하를 하긴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제한적인 강세 흐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