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8일 외국인과 매매 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고3년이 2.5%에 근접한 데 따른 저가 매수와 매파적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 등이 상충할 수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도 큰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한국, 일본 등에 보내는 관세서한을 공개했다.
미국채 금리는 관세서한 공개로 상승 압력을 받아 4.3%대 후반으로 올랐다.
■ 관세서한 공개에 美금리 상승
미국채 금리는 7일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공개하면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한국과 일본 제품에 25% 관세를 8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40bp 오른 4.38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30bp 오른 4.91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55bp 상승한 3.8985%, 국채5년물은 2.10bp 오른 3.957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트럼프의 관세서한이 공개되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22.17포인트(0.94%) 내린 4만4406.3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9.37포인트(0.79%) 낮아진 6229.98, 나스닥은 188.59포인트(0.92%) 하락한 2만412.5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1.3%, 소재와 에너지주는 1%씩 각각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주는 0.1% 및 0.2%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와 애플이 0.7% 및 1.7% 각각 내렸다. 테슬라는 7% 급락했다. 지난 주말 일론 머스크가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관세 서한 공개 여파로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된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역시 4% 안팎으로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관세서한 공개와 그에 따른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9% 높아진 97.4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0% 낮아진 1.1722달러, 파운드/달러는 0.27% 내린 1.361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07% 오른 146.0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높아진 7.178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81%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가격을 높인 부분을 주목하면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93달러(1.38%) 상승한 배럴당 67.9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28달러(1.87%) 오른 69.5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사우디는 아시아에 수출하는 ‘아랍 라이트’ 8월 공식 판매가격을 배럴당 1달러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 트럼프 관세서한과 20여일의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한국과 일본 제품에 25% 관세를 8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보복 관세를 적용한다면 그만큼 추가로 관세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말레이시아에는 25%, 미얀마와 라오스에는 40%씩, 남아프리카에는 30%, 카자흐스탄에는 25%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다음달 1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효 시점이 일단 7월 9일에서 8월 1일로 연장된 상태이며 한국은 이 기간에 관세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주말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미국에 급파한 상태다.
미국이 7일 12개국 이상에 상호관세율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알린 상황에서 한국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원하기 위해 위성락 실장까지 파견한 것이다.
위 실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코피를 쏟은 인물'이라고 거론할 정도로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렸다.
통상, 무역, 안보 전반을 책임지는 위 실장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주면서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확정된 2차 추경에 대한 인식
지난주 2차 추경 규모는 정부안 30.5조원에서 31.8조원으로 늘어났다.
추경 규모와 국채 발행 규모 모두 1.3조원 증가한 것이다.
채권 투자자 중엔 지난주 몇몇 언론의 추경 40조원 보도 등을 보면서 긴장했던 터라 이번 결과에 안도하기도 했다. 다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시장 일각에서 우려했던 추경 규모의 대폭 증액 등은 애초에 설득력이 낮은 것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고채는 123.5조원이 발행됐다. 하반기 국고채 발행 규모는 103.3조원으로 월평균 17.2조원에 달한다. 상반기 월평균 발행 규모 20.6조원보다는 3.4조원 적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반기엔 통상 연말을 앞두고 발행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초입엔 상당한 발행량을 가져가야 한다. 정부는 2차 추경의 85% 이상을 3개월 내 집행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속도전'을 예고했다.
시장 일각에선 추경 증액규모가 우려보다 적은 데다 추경 관련 재료가 해소됐기 때문에 시장에 우호적이란 평가를 내렸다.
반면 다른 쪽에선 어찌됐든 2차 추경으로 하반기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난 데다 8월말 예산안 이슈도 있어 계속해서 수급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추경이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지도 관심이다.
한국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뉴스콤에 "1차 추경은 5월 한은의 경기전망에 반영이 됐고 이번 2차 추경은 0.1%P 정도 성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면 무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레벨 메리트와 금통위 이벤트 부담
최근 국고3년 기준으로 2.5%대, 국고10년 기준 2.8~2.9%대에선 금리가 더 밀리는 데 한계를 보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런 지점으로 금리가 올라오면 비교적 편하게 저가매수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다만 금리가 크게 빠지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 많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폭등으로 정부가 6.27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통화당국이 금융안정 문제에 치중할 수 밖에 없어 금통위도 금리 동결과 함께 매파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아울러 늘어난 국채 물량 때문에 앞으로 입찰 때마다 좀더 수급 문제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최근 미국의 OBBA 법 통과와 미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 등 대외 환경에 대한 경계감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