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10년물 금리는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입찰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강세를 견인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저가매수가 작용한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9일 7.00bp 하락한 4.33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85bp 떨어진 4.86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5.35bp 하락한 3.8410%, 국채5년물은 7.05bp 떨어진 3.9000%를 나타냈다.
재무부가 실시한 390억달러 규모 10년물 입찰 수요는 탄탄한 편이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이 2.61배로 전월 2.52배보다 높았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장중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하면서 기술주 상승세를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7개국에 보낸 관세 서한을 공개했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17.54포인트(0.49%) 오른 4만4458.3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7.74포인트(0.61%) 높아진 6263.2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92.87포인트(0.94%) 상승한 2만611.34를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 정보기술과 통신서비스주는 0.9%씩 각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0.6%, 에너지주는 0.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칩 출시 기대로 1.8% 높아졌다. 장중 2.8% 오르며, 세계 기업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알파벳도 1% 넘게 동반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0.7%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보합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3% 낮아진 97.4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5% 내린 1.1720달러, 파운드/달러는 0.01% 하락한 1.359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5% 낮아진 146.3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3% 높아진 7.184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우려에 소폭 상승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 공격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다만 미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급증했다는 발표로 유가 오름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05달러(0.07%) 상승한 배럴당 68.3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04달러(0.06%) 오른 70.19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필리핀 등 7개국 추가 관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필리핀·이라크 등 7개국에 오는 8월 1일부터 20~3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추가 관세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9일 필리핀에 대해 20%,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 각각 3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의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트럼프는 지난 7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총 14개국에 대한 서한을 공개했다. 이후 9일 오전 중으로 ‘최소 7개국’에 대해 서한을 공개한 뒤 같은 날 오후 몇개 국가에 대한 서한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전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가 브라질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10%에서 50%로 대폭 상향 조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관세 서한에 "내가 대단히 존경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례적으로 각국에 상호관세를 통보하는 서한에 정치적 요구 사항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부터 미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즉시 체결하지 않는 한 최소 22개 국가의 수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한편 최근 트럼프가 관세를 공개한 나라들 중 미국의 수입 비중이 큰 나라는 일본(4.5%), 한국(4.0%)이다. 태국(1.9%), 말레이시아(1.6%), 브라질(1.3%)이 뒤를 잇고 있다.
■ FOMC, 7월 동결 무게...월러, 보우먼 빼면 7월 인하 지지세력도 별로 없어
FOMC 위원들이 7월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공개된 6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7~18일 회의에서 7월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 위원은 2~3명에 그쳤다. 대다수는 올해 후반에야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올해 후반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사람들은 "약화된 노동시장이나 관세로 인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이러한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로 인한 향후 몇 달간의 더 큰 영향 이전에도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양측 진영 위원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성장 촉진이나 억제를 유발하지 않는 추정된 중립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FOMC에서 올해 심각한 경제 악화 신호 없이 금리인하를 재개하더라도, 그 인하 폭이 비교적 제한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여러 무역 분쟁을 완화함에 따라, 5월 초 이전 회의 이후 가장 불리한 결과(경제 활동의 급격한 둔화나 인플레이션의 큰 상승)의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6월 회의에서 위원들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약한 노동시장 위험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수는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경제활동 둔화 위험보다 더 두드러진다고 판단했다.
의사록은 "일부 참가자는 관세가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할 뿐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다만 대부분의 참가자는 관세가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의사록에서 두 명의 위원이 7월 금리인하에 지지 입장을 드러낸 것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다. 지난 달 회의 이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이 조기 금리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현재 직위에 임명된 유일한 연방준비제도 관료인 월러와 보우먼은 관세가 다음 해를 넘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일시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2022년과 2023년에 금리를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고 유지한 후 2024년 후반에 금리를 1%p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발언에서 7월 금리인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9월이 연준에서 금리인하 재개를 고려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기로 보고 있다.
■ 일단 7월은 금리 동결...관건은 부동산 대책 효과 등
최근 이자율 시장은 금통위가 매파적인 금리 동결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 증가나 서울 집값 급등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로 한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차 추경 등으로 일단 성장률 전망이 바닥을 찍고 오르는 국면이라는 점 등도 거론됐다.
최근 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성장률 전망을 0.8%에서 0.9% 정도로 끌어올렸다. 추경 효과 등을 감안해 성장률 전망을 0.1~0.2%p 가량 높여서 인식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재개 시점을 추정해보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사이클을 보면, 한국은행은 2023년 1월 금리인상을 끝으로 2024년 9월까지 1년 반 이상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다가 작년 10월과 11월 연속으로 금리를 25bp씩 내렸다.
이후 한 차례(1월 회의) 쉬고 올해 2월에 금리를 다시 내렸다. 그런 뒤 다시 한 차례(4월)를 쉬고 5월에 금리를 인하했다.
올해의 퐁당퐁당 '징검다리 패턴'을 고려해 7월 금리 동결 후 8월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들도 적지 않다.
또 징검다리 패턴을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엔 8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인하를 통해 기준금리가 2%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쪽에선 최근 금융안정 이슈, 경기 전망의 상향 조정 등을 고려해 당장 3분기 중엔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시장은 향후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을 놓고 8월이냐, 4분기냐, 그리고 횟수를 놓고는 1회냐, 2회냐로 갈라져 있다.
이재명 정부가 '첫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강력한 대출규제를 내놓은 가운데 부동산 대책이 얼마나 먹힐 지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관련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주목받는 포워드 가이던스
시장에선 만장일치 동결 이후 포워드 가이던스가 관건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지난 5월 29일 열렸던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는 "6명 중 4명은 현재의 2.5%보다 낮은 수준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한 바 있다.
6명 중 다수인 4명이 인하를 '열어두자'는 입장인 반면 2명은 특별한 일 없으면 동결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금통위원 다수가 3개월 내 추가 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히자, 당시 채권 투자자들은 8월까지 1번은 인하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당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자'는 4명의 의견은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 경기를 진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2명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 점검 필요성, 한미 금리차, 수도권 부동산, 새 정부 정책 등 보면서 당분간 동결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취했다.
현재는 서울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로 한은이 금융안정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직전 금통위에서 '경기 우려'에 무게를 뒀던 위원들의 관점이 어떻게 변했을지 봐야 한다.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통위 내부에 변화르 가늠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향후 금리인하 재개시점이나 인하 강도와 관련해선 부동산과 함께 미국 연준의 변화도 지켜봐야 한다.
예컨대 미국이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된다면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도 좀더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