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美30년 5% 돌파

2025-07-16 08:09:12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6일 대외 금리 상승에 따른 경계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 수치가 예상치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았지만 미국채 시장은 경계감을 나타냈다.

미국 CPI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데 실패하면서 시장금리는 상방 압력을 받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향해 좀더 올라갔으며, 30년물 수익률은 5%를 돌파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레벨 메리트를 거론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대내외 금리 상방 압력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는 중이다.

■ 美 10년 금리 4.5%에 밀착...뉴욕 다우 하락

미국 CPI가 예상대로 상승폭을 키우면서 채권시장을 압박했다. 수치가 예상치보다 부정적이진 않았지만 시장은 부담을 느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90bp 오른 4.48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60bp 상승한 5.0250%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가 종가기준 5%를 넘긴 것은 5월 23일(5.0385%) 이후 처음이다.

국채 5년물은 5.05bp 오른 4.0400%, 국채2년물은 4.00bp 상승한 3.949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CPI 반등과 은행실적 부진 부담에 다우지수 중심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급등에 나스닥은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36.36포인트(0.98%) 하락한 4만4023.2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4.80포인트(0.40%) 내린 6243.76, 나스닥은 37.47포인트(0.18%) 오른 2만677.8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소재주가 2.1%, 헬스케어주는 1.9%, 금융주는 1.7% 각각 내렸다. 정보기술주만 1.3%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H20 반도체의 대중 수출 재개 호재에 4% 급등해 처음으로 170달러를 돌파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 상승했다.

웰스파고는 실적 전망치 하향에 5% 넘게 하락했다. 블랙록도 기대 이하 분기 매출에 5% 가까이 급락했다. 테슬라 역시 1.9%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금리가 CPI 결과를 반영해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강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6% 높아진 98.6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낮아진 1.1602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내린 1.338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6% 오른 148.8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높아진 7.184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 여파에 하락했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러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도 50일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 점이 연 이틀 유가를 압박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46달러(0.69%) 하락한 배럴당 66.5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0달러(0.72%) 내린 68.71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 CPI 대체로 예상에 부합...트럼프는 계속 인하 압박

미국 6월 CPI는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월보다 0.3%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수치는 5월(0.1%)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6월 CPI는 전년 대비로도 예상대로 2.7% 올라 5월(2.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6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2% 높아지며 5월(0.1%)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으나, 예상치는 0.1%포인트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2.9% 올라 예상치를 0.1%포인트 밑돌았다.

신차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고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0.7% 하락했다. 관세에 민감한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관세에 영향을 받는 가구용품 가격도 전월 대비 1% 상승했다.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상승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은 5월의 하락세를 되돌려 전월 대비 0.9%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로는 소폭 하락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조정 후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실질 임금은 연간 기준으로 1% 증가했다.

시장 예상대로 물가 상승폭이 커진 가운데 관세 영향을 발라내기 쉽지 않아 추가로 지표를 더 확인할 필요성들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지표를 확인한 뒤 계속해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트럼프는 "소비자 물가는 낮다. 연준은 금리를 즉시 인하해야 한다. 연준은 금리를 3%포인트 인하해야 한다. 연간 1조달러가 절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연일 금리 인하와 파월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나 시장은 그러려니 하고 있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이 지속되자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는) 연준을 갖고 놀지 말아야 한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시장은 연준이 7월 말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9월에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CPI나 나온 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9월 인하 가능성을 50% 남짓 정도로 축소하는 모습도 나타냈다.

■ 코스피 연고점 경신 흐름과 삼성전자 기대...엔비디아 호재 따른 필반 상승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41%, 1.69% 상승한 3,215.28, 812.88을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가 다시 관세로 압박했지만 협상을 열어둔 상황이어서 시장의 경계감은 제한됐다.

전날엔 한국시장 대표주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Nvidia의 대중 H20 수출 규제 해제 발표, 궈밍치 폴더블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 솔루션 채택 전망, Micron의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하락 등이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1.92% 상승한 63,700원을 나타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한 뒤 엔비디아는 4% 급등해 처음으로 170달러를 돌파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15일 CNBC 인터뷰에서 H20 칩 수출을 허가한 이유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중국에 이런 칩 구매를 허용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막았고, 이후 중국과 (희토류) 자석 합의를 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칩을 다시 팔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엔비디아 주가는 165달러대까지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시가총액이 4조24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기업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했다. 15일 엔비디아 주가가 전장보다 4% 급등하며 시총은 4조1650억달러로 늘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1.27% 상승한 5718.60포인트를 기록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브로드컴(1.9%), TSMC(3.6%), ASML(2.0%), AMD(6.4%), 퀄컴(강보합) 등 시총 상위 종목 주가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 미국,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

전날 금융시장이 미국 CPI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가운데 미국채 시장은 일단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에 약세로 반응했다.

시장 일각에선 만약 미국 물가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경우 관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돼 미국을 중심으로 이자율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던 상황이었다.

CPI 결과는 이런 우려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미국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최근엔 미국 뿐만 아니라 인근 일본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10년물 금리는 1.5%를 넘어 1.6%에 근접했다. 일본10년 금리는 14일 7.02bp, 15일 1.49bp 올라 1.5865%를 기록 중이다. 30년물은 14일 11.82bp, 15일 0.49bp 상승해 3.1635%를 나타냈다.

특히 7월 들어 일본 장기금리들은 급등한 상태다. 20년이 29bp, 30년이 26bp, 40년이 41bp 가량 뛰었다.

일본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재정건전성 우려가 크게 부각되자 장투기관 등이 장기채 매수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가격 메리트는 커졌지만 미국, 일본, 한국 모두 채권 수급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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