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파월 해임설

2025-07-17 08:04:0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외국인 매매와 저가매수 강도 등을 체크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일본 금리 등의 상승세에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다가 전날 저가매수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최금 대외 금리 움직임 등으로 금리 하락의 한계도 드러났지만, 국고3년 2.5%, 국고10년 2.9% 등에 근접하면 금리 상승 기세도 꺾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금리가 특정 레벨에서 추가 상승이 막히는 것처럼 미국채10년물 금리도 일단 4.5% 근처에선 더 오르지 못하고 되돌림 됐다.

미국 PPI는 예상을 밑돌면서 관세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이런 가운데 파월 해임을 둘러싼 해프닝도 강하게 일어나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초래되기도 했다.

■ 美10년 금리, 일단 4.5% 근처에선 막혀...뉴욕 주가 상승

미국채 금리는 16일 생산자물가가 예상을 밑돌자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후 파월의 해임설에 금리가 급반등하다가, 트럼프가 해임설을 일축하자 다시 내려가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0bp 하락한 4.45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0bp 떨어진 5.01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6.10bp 떨어진 3.8885%, 국채5년물은 4.45bp 내린 3.995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오전 중 파월 해임설이 나돌자 급락하기도 했으나 트럼프가 이를 일축하자 다시 상승했다. 기대치를 밑돈 PPI가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한 것도 주식에 안도감을 선사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1.61포인트(0.53%) 오른 44,254.9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9.94포인트(0.32%) 상승한 6,263.70, 나스닥은 52.69포인트(0.25%) 오른 20,730.49를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1.2%, 부동산주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8%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0.4% 상승해 시가총액이 4조2000억달러에 가까워졌다. 테슬라도 3.5% 높아졌고, 팔란티어는 1.6%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실적 호조에 0.9% 올랐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매출 부진에 0.3% 낮아졌다. ASML은 8.3% 급락했고, 어플라이드 매터리얼스 역시 2.3%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예상을 밑돈 미 생산자물가와 파월 연준 의장 해임설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설을 부인하면서 달러인덱스는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8% 낮아진 98.3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8% 높아진 1.1636달러, 파운드/달러는 0.26% 오른 1.34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8% 내린 147.8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낮아진 7.180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0%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 증가 소식이 유가를 압박했으나, 달러화 약세로 유가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4달러(0.21%) 하락한 배럴당 66.3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19달러(0.28%) 내린 68.52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보다 340만 배럴 늘었다. 이는 한 주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 미국 PPI 예상 하회...관세의 물가 압박, '한계'와 '경계감'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밑돌았다.

16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0.2%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6월 PPI는 전년 대비로는 2.3% 오르면서 5월(2.7%)보다 둔화됐다. 작년 9월(2.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근원 PPI도 전월 대비 보합으로, 예상치 0.2% 상승을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2.5% 높아졌다.

헤드라인과 근원 도매물가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최종수요 상품 가격은 0.3% 상승했다. 다만 서비스 가격이 0.1% 하락하며 상쇄됐다.

15일 발표된 CPI 수치와 결합된 이 데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미국 경제와 상품 및 서비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근원 CPI의 경우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수치가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관세가 반영되기 시작됐다면서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예컨대 CPI 발표 후 모간스탠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파월 해임설 해프닝...과연 해프닝으로 마무리 수 있을까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기준금리를 300bp 내리라는 등, 1% 이하로 낮추라는 등 다양한 발언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에 사람들은 우려하면서도 그러려니 했지만, 금융시장에선 파월 해임설이 강하게 돌아 가격변수들이 변동성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결국 논란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런 소문들을 바로잡았다.

트럼프는 16일 " 연준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사기 행위가 없다면 파월을 해임할 확률은 아주 낮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 말을 하기 전 미국에선 각종 소문과 매체를 통해 파월 해임설이 강하게 돌았다.

미국 방송 CNBC는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해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서한의 초안을 보여주며 이를 단행할지 의견을 물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도 파월 해임설의 '진실'을 놓고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15일 당 동료들과 함께 암호화폐 정책을 막은 플로리다주 공화당 의원 안나 폴리나 루나는 X를 통해 "파월 해임이 임박했다.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제롬 파월이 해임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해임이 임박했다는 걸 99%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칸소주 공화당 소속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인 프렌치 힐 의원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말 뒤집기 전법을 감안할 때 파월의 입지를 둘러싼 논란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트럼프는 최근 직접 연준 의장을 할 만한 사람을 거론하는 등 파월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이어갔다.

■ 파월 입지 우려·일본 참의원 선거 속 미·일 금리의 불안...한국의 차별화 시도

최근 미국에선 트럼프가 파월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파월의 입지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파월 해임설이 여기저기서 나오다가 간밤에 한바탕 금융시장을 휘저은 것이다.

최근 미국 장기물 금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0년물 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섰다.

CPI에 선행하는 역할을 하는 PPI 결과 등을 볼 때 물가 압력은 제한적이고 지금의 금리 레벨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다만 관세 영향이 막 나타나는 시점인 데다 수급과 관련한 불안도 제거됐다고 보기 어려워 미국 금리의 안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일본의 최근 장기금리 상승세는 매우 돋보였다. 일본에선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수급 우려가 컸다.

최근 일본 장기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향후 재정확대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데다 보험사 등 장투기관들의 매수 기반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7월 들어 40년물 금리가 40bp 이상 급등하는 등 이상 현상이 벌어졌다.

국내에선 미국과 일본의 불안정한 모습을 한국이 오롯이 반영할 수는 없으며, 채권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았다.

미국이 관세로 인한 물가를 우려하지만, 한국 입장에선 경기 악화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이어진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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