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한은의 채권약세 전망

2025-07-18 08:12:13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외국인 선물 매매 등을 보면서 저가매수 강도를 확인할 듯하다.

최근 금리가 오른 뒤 저가매수 강도가 주목되는 가운데 전날엔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가격 낙폭을 키웠다.

최근 국고3년 2.5%, 국고10년 2.9% 앞에선 저가매수로 금리 상승이 막히는 모습이었지만 전날엔 국고10년 금리가 2.9%를 살짝 넘어섰다.

국고20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베어 스팁 양상이 이어졌다. 한은은 향후 일드 커브의 베어 스팁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시장은 계속해서 파월 해임 논란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일단 파월 해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지만, 다시금 변덕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 소비지표는 상당히 양호했지만 미국채 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됐다. 최근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5%를 약간 넘어섰지만, 10년물 금리는 4.5%를 앞둔 지점에선 다시 추가 상승이 막히는 모습을 보였다.

■ 美10년 금리 소폭 하락해 4.45%선...뉴욕 주가 상승 지속

미국채 시장은 17일 파월 해임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좁게 움직였다. 소매판매가 예상을 대폭 웃도는 등 기대 이상 경제지표들로 단기 구간 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60bp 하락한 4.45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60bp 떨어진 5.008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1.60bp 오른 3.9045%, 국채5년물은 0.50bp 내린 3.9905%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예상치를 크게 웃돈 소매판매 등 미국 경제지표 호재와 기업실적 호조가 주식시장 전반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9.71포인트(0.52%) 오른 44,484.4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3.66포인트(0.54%) 상승한 6,297.36, 나스닥은 153.78포인트(0.73%) 높아진 20,884.27을 나타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금융과 산업, 정보기술과 필수소비재주가 0.9%씩 동반 상승했다. 반면 헬스케어와 부동산주는 1.2% 및 0.2%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한 유나이티드항공이 3% 올랐다. 펩시코도 2분기 실적호조에 7% 뛰었다.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대만 TSMC는 3.4% 높아졌다. 엔비디아도 1% 상승했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공개하는 넷플릭스 역시 1.9% 올랐다.

달러가격은 양호한 소비·실업 지표를 확인한 뒤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7% 높아진 98.6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9% 낮아진 1.1598달러, 파운드/달러는 0.01% 내린 1.341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9% 오른 148.6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7% 높아진 7.184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7%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중동 지정학적 우려로 4일만에 반등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이 연일 계속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16달러(1.75%) 오른 배럴당 67.5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0달러(1.46%) 상승한 69.52달러에 거래됐다.

■ 美 소매판매, 예상 크게 뛰어넘는 호조..실업수당 천구건수도 줄어

미국의 6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17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매판매는 7,201억달러로 전월보다 0.6% 늘었다. 이는 예상치 0.1% 증가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였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로는 3.9% 늘었다.

지난달 모든 항목에서 판매가 늘었으며 특히 자동차 딜러십은 전월 대비 1.2%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인들이 아직 지출을 줄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재량 지출로 여겨지는 식당과 바에서의 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때, 외식 및 알코올 음료 지출은 보통 가장 먼저 줄어드는 항목이다.

주유소, 자동차 딜러십, 건축 자재 판매를 제외한 소매판매 지표(통제 그룹)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시장은 트럼프 관세가 물가 상승을 유발함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계속할지 주목하고 있다. 소비 지출이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해군연방신협의 헤더 롱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관세와 예상되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지만 소비자들은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느끼면 구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실업 수치는 5주 연속 감소해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는 전주보다 7000건 줄어든 22만1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23만3000건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 한은 채권시장팀의 채권 약세 전망

전날엔 한국은행 채권시장팀은 "향후 통화정책 기대가 주택시장 관련 금융안정 리스크 상황, 추경 이후의 경기 회복세 등에 따라 상당폭 조정될 수 있다. 기간 프리미엄도 내년도 국고채 발행규모 등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팀은 이런 불확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통화당국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기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권시장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즉 연말로 다가갈수록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봤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약화되는 반면 향후 국고채 발행 확대에 따른 경계감은 커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8월말 정부 예산안과 중기재정운용계획, 12월말의 2026년 국고채 발행계획 등이 수급 부담을 줄 수 있는 반면 보험사의 견조한 투자수요(K-ICS비율 관리), WGBI편입(26년 4월) 등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시킬 재료로 봤다.

2025년 금리 움직임에 대해 '통화 완화기대→추경관련 기간프리미엄↑→당분간 박스→인하기대 약화와 수급우려 작용'으로 해석하거나 예상했다.

채권시장팀이 예상할 때 지금은 '당분간 박스' 구간이며, 앞으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봤다.

현재 상황과 관련해 "기대단기금리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일부 되돌려지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금리의 상·하방리스크가 모두 상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횡보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간프리미엄도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가 이미 금리에 상당부분 선반영돼 있는 만큼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더 흐르면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국고채 발행 확대 전망으로 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와 파월 해임 논란, 그리고 한은의 채권약세 전망

전날 외국인은 3년과 10년 선물을 각각 8,379계약, 9,549계약 순매도하면서 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견인했다.

최근 파월 해임 가능성이 대대적으로 부각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해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위기를 진화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전날 10년 선물을 대거 팔면서 눈길을 끌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고3년 2.5%, 국고10년 2.9%를 등지고 저가매수를 했으나 외국인의 선물 매도 기세에 다소 눌리는 모습이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하고 금리를 낮춰버리면 좋은 일 아니냐는 지적들도 보였지만, 커브 스팁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일단 트럼프가 연준 수장 교체를 시도하더라도 연준 관계자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데다 만약 트럼프 주장대로 금리를 대거 낮춘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자극을 받아 장기금리가 더욱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미국 인플레 우려가 재차 부각되는 상황이 초래돼 해외 금리가 안정되지 않으면 국내 장기금리 역시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수급 요인이나 경기 회복세 등에 따른 베어 스팁 가능성 부담이 남아 있다. 전날 한은 채권시장팀의 전망처럼 향후 국고채 발행 확대에 따른 커브 스팁 강도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 차기 경제수장의 재정정책 관점은...

전날엔 차기 경제수장이 될 구윤철 기재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구 후보는 재정준칙 법제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한 채 "적극 역할과 건전성 둘 다 가져가야 한다. 지금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돈을 쓰고 성과를 내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다.

예산·재정 집행에 있어서 성과 중심의 운영을 상당히 강조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재정 지출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경우 예산을 잘 쓰면 재정건전성도 개선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AI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후보는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과감하게 예산과 재정정책을 활용해 성과를 반드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일에 한국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향후 정부 예산안 발표 등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얼마나 '큰 정부'가 되려고 할지 확인해야 한다.

한편 여당 일각에서 '3차 추경과 추가적인 소비쿠폰'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구 후보는 "지금은 1차, 2차 추경이 성과가 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답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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