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미국채 금리의 연이은 하락 등으로 추가 강세룸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선물매수 등으로 장기구간 위주의 금리 하락이 나타났다. 계속해서 외국인 선물 매매가 주목된다.
최근 국고3년 2.5%, 국고10년 2.9% 근처에서 다시금 저가매수가 확인되고 금리 레벨 하락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하락룸의 한계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지금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무역협상 결과들도 중요한 국면이다.
■ 美금리 5일 연속 하락...10년 금리 4.34%대로 하락
미국채 금리는 23일 미-중 관세협상 불확실성 완화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40bp 하락한 4.3460%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5일 연속 하락하면서 레벨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국채10년물 수익률은 지난 15일 종가기준으로 4.4840%까지 오른 뒤 저가매수로 레벨을 낮춘 바 있다.
이전처럼 4.5%를 등지고 저가매수를 확인한 뒤 현재는 4.3%대 중반까지 레벨을 낮춘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과 연준을 연일 압박하기도 하고 연준 내 실력자들인 월러와 보우먼 등은 7월 금리 인하를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채30년물 수익률은 2.80bp 떨어진 4.91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50bp 하락한 3.8425%, 국채5년물은 3.00bp 내린 3.8850%를 나타냈다.
■ 뉴욕 주가 혼조세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였다.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반도체주 부진이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힌 점도 주목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9.37포인트(0.40%) 오른 4만4502.4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02포인트(0.06%) 상승한 6309.62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형성했다. 나스닥은 81.49포인트(0.39%) 내린 2만892.68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췄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1.9%, 부동산주는 1.8%, 소재와 유틸리티주는 1.3%씩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1.1%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다음날 실적을 발표할 알파벳과 테슬라가 0.7% 및 1.1% 각각 올랐다. 반면 록히드마틴은 2분기 순익 감소에 11%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3.3%, 엔비디아도 2.5% 각각 낮아졌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진행하는 AI 프로젝트가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불확실성 완화로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자 달러인덱스도 내려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8% 낮아진 97.3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5% 높아진 1.1750달러, 파운드/달러는 0.27% 오른 1.352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4% 내린 146.5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하락한 7.170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자 긴장감이 나타난 탓이다. EU는 미국과 협상에 진척이 없자 보복을 준비 중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99달러(1.47%) 하락한 배럴당 66.2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62달러(0.90%) 내린 68.59달러에 거래됐다.
■ 마감 앞두고 주목받는 무역협상들...한국도 막판 총력전
관세조치 발효 시한이 10일 안 쪽으로 들어오면서 각국의 막판 협상 소식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선 전날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25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같이 미국에서 2+2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장관, 조현 외교장관 등도 조만간 각자의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간다.
미국에선 김정관 산업장관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러트닉 상무장관이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할 것"이라며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파트너인 스콧 베세트 재무장관은 21일 "관세협상은 시점보다 질이 중요하다. 우리는 무역합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이 먼저 미국으로 날아가 막판 통상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조율 중인 가운데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협상을 즐기는 트럼프와 트럼프의 부하들은 특정한 협상 시간을 고수하기 보다는 미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농업(쌀, 소고기 등) 쪽에서 좀 양보하더라도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받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의견이 일치돼 있지 않다. 협상이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농업 등 민감 분야는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신중해야 한다"면서 "자동차, 철강 등 업종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한편 자동차와 철강 등 한국에게 중요한 품목별 관세를 낮추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협상팀들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국의 입장이 워낙 강고해 한국이 큰 떡고물을 바치지 않으면 관세를 낮추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큰 편이다.
■ 미국, 28~29일 스웨덴서 중국과 협상...베센트 '중국 과잉생산 문제' 거론
미국과 다른 나라 협상 소식도 관심이다.
우선 베센트 재무장관은 오는 28~29일 중국과 무역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시한의 연장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국과 중국은 5월 중순 대부분의 고율 관세를 일시 유예하기로 합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 유예조치는 오는 8월 12일 종료된다.
베센트는 22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 스톡홀름 회담에서 관세 마감시한 연장 협의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중국과의 무역 관계는 매우 좋은 위치에 와 있다"고 말했다.
베센트는 "이번 회담에서 무역 이슈 외에도 중국의 과잉 제조 문제와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수입 등 민감한 사안들도 논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지금 하고 있는 과잉 생산을 줄이고 소비자 경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방식, 특히 러시아·이란산 제재 원유 수입 문제도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의 과잉 생산 때문에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적으로 강한 산업군을 중심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미중 양국이 스웨덴에서 만나 상호 이해를 추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번 회담은 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다루지만, 전 세계 무역 및 경제에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 미국, 필리핀엔 19% 관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필리핀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무역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관세를 19% 적용하고, 필리핀은 우리와 자유무역을 실시하며 관세율을 0%로 낮출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산 제품에는 당시 최소 17% 상호관세율이 부과된 이후 이달 초에는 8월 1일부터 20% 관세율이 예고됐지만 이번 협정에서 19%로 1%p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필리핀으로부터 약 14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다. 주요 수입 품목은 컴퓨터 및 전자제품, 가공식품, 기계류, 의류 등이다.
반면 미국은 약 9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필리핀에 수출했다. 주요 수출 품목도 전자제품, 가공식품 등으로 유사한 품목으로 구성됐다.
필리핀과의 이번 무역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개월간 체결한 다섯 번째 무역협정이지만 구체적인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이달 초 발표된 베트남과의 합의는 여전히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상호주의'에 기반한 관세 정책을 일시 중단하며 수십 건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근엔 "양보다 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은 8월 1일까지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최대 50% 관세, 그리고 모든 구리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5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놓은 상태다.
■ 일본 상황에 대해선 일단 안도...금리 레벨과 외국인 보면서 대응
최근 일본 여당이 상원(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이는 예상된 결과였다.
선거 후 전날 다시 열린 일본 금리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전날 JGB 10년물 금리는 2.55bp 하락한 1.5024%를 나타냈다. 지난 7월 15일 1.6% 근처로 뛰었던 10년물 금리는 최근 4거래일 연속으로 레벨을 낮춘 것이다.
최근 크게 뛰었던 초장기 구간 금리도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JGB 30년물 수익률은 지난 18일 1.33bp 하락한 바 있다. 다음 거래일인 전날엔 0.95bp 오르는 데 그쳐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향후 일본 야당의 소비세 인하 압박이나 재정지출 확대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일단 금리 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달러/엔 환율도 하락했다.
국내 금리는 대외금리 흐름, 국내 금리 수준, 그리고 외국인 선물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