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주요국 관세협상 낙관론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시간으로 전날 아침 일본과의 전격적인 관세합의를 발표한 뒤 이제 EU와의 협상 타결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전날 일본 10년물 금리가 8.98bp 급등한 가운데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거래일만에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4.5%를 앞두고 저가매수를 확인한 뒤 꾸준히 레벨을 낮추다가 관세에 대한 낙관론이 부상하자 상승한 것이다.
한편 국내에선 2분기 GDP가 발표된다. 시장은 한국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뒤 2분기엔 얼마나 반등한 수치를 보여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일본에 이은 EU 협상 타결 기대감...주가 속등하고 美국채 약세 전환
미국채 금리는 24일 관세 협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는 일본에 이어 EU와의 협상 타결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에 반등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80bp 오른 4.38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0bp 상승한 4.93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50bp 오른 3.8775%, 국채5년물은 4.50bp 상승한 3.930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미-일 무역 합의에 자극을 받은 뒤 미-EU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이 자극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올라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다우는 507.85포인트(1.14%) 상승한 4만5010.2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9.29포인트(0.78%) 오른 6358.91, 나스닥은 127.33포인트(0.61%) 높아진 2만1020.02를 나타냈다. 두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2%, 산업주는 1.8%, 에너지주는 1.5%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0.8% 내렸다.
개별 종목 중 GE버노바가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15% 급등했다. 밈 종목으로 떠오른 고프로와 크리스피크림은 12.4% 및 4.6% 각각 올랐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3분기 가이던스 실망감에 13.3%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 낮아진 97.2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6% 높아진 1.1774달러, 파운드/달러는 0.35% 오른 1.3582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도 달러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10% 내린 146.49엔에 거래됐다. 전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이시바 총리의 퇴진설을 보도했지만, 이시바 총리는 일단 '8월 퇴진설'을 부인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7% 하락한 7.151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소폭한 뒤 미-EU 무역협상을 주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06달러(0.09%) 하락한 배럴당 65.2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08달러(0.12%) 내린 68.51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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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처럼 EU도 15% 가능성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15%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미국과 일본 간 무역협정을 모델로 항공기·의료기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에 이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협상에서 일부 제품에 대해 자국의 평균 4.8%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0%로 낮추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으며,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영국(10% 관세)보다는 불리한 조건이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수출 관세가 기존 2.75%에서 여전히 5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남게 되어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협상 타결이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EU는 미국산 수입품에 총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도 마련했다. 이는 8월 7일부터 시행될 수 있으며, 대상 품목은 닭고기, 주류, 자동차, 항공기 등이 포함된다.
또한 EU는 필요 시 ‘반강제 조치법(ACI)’을 발동해 미국 서비스업 금지 조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발효에는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원회의 올라프 길 무역 담당 대변인은 "협상 타결이 최우선 목표"라며 "동시에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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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철저한 본인 홍보와 한-일 자동차 주가 급등
트럼프는 일본과 15% 상호관세를 합의한 뒤 일본의 대규모 미국 투자, 쌀 시장 개방 등 자신의 치적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일본의 미국 투자는 이전부터 예상되던 내용이며, 쌀 시장 개방은 무관세 수입 한도인 ‘미니멈 액세스(MA)' 한도 내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것이어서 큰 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일본은 가장 중요한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춰 나름대로 성공한 셈이란 평가도 보였다.
이런 평가는 도요타자동차 주가가 전날 14.34% 급등한 데서 알 수 있다. 국내의 현대차도 관세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7.51% 뛰었다.
일본과의 협상이 타결되고 EU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하한 15%, 상한 50% 적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도 25일 '2+2' 협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어떤 성적표를 들고 올지 봐야 한다.
일각에선 한국은 일본과 달리 미국과 FTA까지 체결한 국가이니 만큼 관세율이 꽤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 GDP, 1분기 부진 만회폭 확인
이날은 한국은행이 2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2%로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일단 그에 따른 반작용을 감안해야 한다.
시장에서도 1분기 기저효과와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0.5% 정도는 가능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GDP 성장률이 0.5% 내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전망치에서 위, 아래로 얼마나 벗어날지 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추경 등으로 연간 상승률 전망이 0%를 벗어나 1%대 초반까지 가능할 것이란 쪽으로 분위기도 꽤 바뀌었다.
한편 전날 일부 채권투자자들은 GDP 경계감을 감안해 금리가 낙폭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