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과 협상 경험 활용해 한국 협상에서 이익 얻으려 할 것 - 국금센터

2025-07-24 08:15:3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4일 "한국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양국의 수요와 호혜로 평가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 협상 현안에서 차별성이 없어, 일본과의 협상 경험을 활용해 한국과 협상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이같이 전망했다.

센터는 "이에 미국이 필요한 조선과 에너지 분야의 협력 등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 도출이 과제"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선 관세의 불확실성 완화로 인한 향후 성장률 상승 효과로 금리 인상 유인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의 최호상 전문위원은 "미∙일 관세 협상 합의는 당초 미국이 예정한 25% 관세율에 비해 기업의 경영난에 빠져 심각한 불황을 초래하는 상황을 낮추게 되었으며, 기업이익이 양호할 경우에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은행은 정국혼란이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떠오르고 있어, 통화정책은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상승과 실질임금 저하 등으로 인한 경기하방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만으로 일본은행이 즉각 정책 구사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전문위원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은 관세 합의 이후 경제, 물가, 임금 등이 2/4분기 성장률과 기업실적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이후 결정될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은 통화정책과 거시경제 추이를 주시하면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전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일본경제의 불안요소는 일부 해소됐지만, 국내 정치 상황과 신용등급 관련 위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이시바 총리 퇴진 여부와 이에 따른 정치적 위험, 재정상황 등에 따라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야권이 주장하는 소비세 감세 등으로 재정확장책이 단행될 경우, 국채시장의 불안이 커져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고 했다.

■ 미-일 합의와 합의에 대한 시장 평가는

국내시간으로 전날 아침 미국과 일본은 난항을 거듭하던 관세 협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합의사항은 미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제품에 상호관세 15%(자동차 포함)를 부과하며, 일본은 농산품과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22일(미국 현지시각)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을 두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각국과의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라면서, 양국 협상 타결로 성사된 일본의 5,500억달러 규모 對美 투자로 미국이 90%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 타결 발표 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알래스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재무부 장관 베선트는 양국의 관세 협상 타결을 두고,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가 심화되는 한편 양국의 미래 협력이 더욱 강화되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일본의 이시바 총리는 국익을 위해 도출한 결과라고 전하면서, 관세보다 투자를 미국 측에 설득하고 관철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경제안보협력 추진 계획도 제시했다.

반도체, 의약품과 같은 중요 제품에 향후 미국의 관세 부과 시 일본이 여타국에 비해 뒤처지는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협상의 일본 대표인 아카자와 경제제생상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중요 사항 중 하나였던 철강과 알루미늄의 품목별 관세는 이번 타결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선 미∙일의 관세 협상 합의 도출은 일본경제에는 관세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하지만, 긍정 효과는 좀 더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도 병존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미∙일 관세 협상 타결로 일본은 잠재적으로 유사한 미국 공급업체에 비해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캘리포니아산 쌀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일본 소비자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HSBC는 "이번 협상 타결로 참의원 선거 이후 총리직 유지 등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일본 이시바 총리에게 불신임안이나 자민당 내부 도전을 억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Commonwealth Bank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 관세 위협을 고려할 때 이번 합의는 일본에게 더 나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엔화가치는 최근 관세 협상과 재정 관련 우려로 인해 역풍을 받고 있으나, 이번 합의를 계기로 일본 재정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는 "이번 합의에서 주요 자동차 수출국인 일본에 미국이 수량 제한 없이 관세를 완화한 내용이 주목할 만하나, 현 관세율 대비 GDP의 영향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일본은행에게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돼 호재"라고 했다.

미즈호는 "양국의 관세협상 합의는 일본 기업에게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지지층이 높은 캘리포니아 쌀 수출 기회를 창출해 정치적으로 성과를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무라는 "주식시장은 이번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로 상승했지만, 향후 관심은 일본의 정치상황과 기업실적에 맞춰질 것"이라며 "합의 내용은 자동차 관세율 15%에 긍정적이지만 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해당 변화가 공급망, 수익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미국, 일본과 협상 경험 활용해 한국 협상에서 이익 얻으려 할 것 - 국금센터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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