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미국의 한국 애태우기

2025-07-25 08:13:5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5일 관세협상 등을 지켜보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는 양호한 실업지표를 확인한 뒤 단기구간 위주로 상승했다.

최근 시장엔 저가매수와 글로벌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감 등이 혼재된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매 등에 따라 금리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ECB는 오랜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 양호한 실업지표 속 美금리 상승...나스닥·S&P500은 최고치 경신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올랐다.

예상보다 잘 나온 주간 실업지표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으며, 미국채10년물은 다시 4.40%선에 바짝 붙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40bp 오른 4.39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보합인 4.93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50bp 오른 3.9225%, 국채5년물은 3.05bp 상승한 3.9605%를 나타냈다.

24일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주간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가 전주보다 4000건 줄어든 21만7000건을 기록했다.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22만7000건도 하회하는 결과였다.

뉴욕 주식시장에선 나스닥과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EU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엇갈린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이 호실적을 공개한 반면 IBM과 테슬라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16.38포인트(0.70%) 내린 4만1693.9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44포인트(0.07%) 상승한 6363.35, 나스닥은 37.94포인트(0.18%) 높아진 2만1057.9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1.2%, 소재주는 0.8%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와 정보기술주는 0.7%씩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실적 부진에 8.2% 급락해 시가총액 1조달러가 붕괴됐다. IBM도 기대 이하 소프트웨어 매출에 7.6% 하락했다. 반면 전일 양호한 실적을 공개한 알파벳은 0.9% 올랐다. 엔비디아는 1.7%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1%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실업지표 호조 등으로 약간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7% 높아진 97.3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3% 낮아진 1.1758달러, 파운드/달러는 0.54% 내린 1.3508달러를 기록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영국 이달 서비스업 구매관라지자수(PMI)가 51.2로 예상치 52.8을 밑돈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엔은 0.29% 오른 146.9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3% 상승한 7.153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4%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EU의 무역협상 진전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8달러(1.20%) 상승한 배럴당 66.0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67달러(0.98%) 오른 68.62달러에 거래됐다.

■ 8월 국고채 0.3조 증가한 18.5조 수준 경쟁입찰 발행...통안채 0.8조 늘어난 8조 수준 발행

기재부는 전일 장 마감 뒤 8월 중 18.5조원 수준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총액으로 7월보다 0.3조원 증가한 것이다.

만기별 국고채 발행규모를 보면 2년 2.5조원, 3년 4.4조원, 5년 3.3조원, 10년 1.8조원, 20년 0.5조원, 30년 5.1조원, 50년 0.8조원, 물가채 0.1조원이다.

전월에 비해 2년, 3년, 5년, 물가채가 각각 0.1조원 늘었고 50년이 0.2조원 증가했다. 반면 30년은 0.3조원 감소했고 10년, 20년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교환은 3천억원 규모로 실시한다. 10년물, 20년물 경과종목과 30년물 지표종목 간 교환을 실시한다.

바이백은 3조원 규모로 실시한다. 26년 3월 만기물부터 26년 12월 만기물 7개 종목이 대상이다.

7월 국고채 실제 발행규모는 20년 비경쟁인수 결과에 따라 약간 다를 수 있지만, 21.16조원 수준이다. 경쟁입찰 발행, 비경쟁인수, 교환, 모집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정부는 또 8월 중 원화표시 외평채 1년물을 전월대비 0.2조 감소한 1조원 수준으로 발행한다.

세입과 세출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증권은 28일물을 2.0조원 발행한다.

한국은행은 8월 중 8조원 수준(경쟁입찰 7.2조, 모집 0.6~0.8조)의 통안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7월보다 0.8조원 증가한 것이다.

통안채 중도환매는 26년 1월, 4월, 7월 만기 3종목에 대해 2.5조원 규모로 실시한다.

■ ECB, 1년만에 금리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24일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정책금리들인 예금금리(2.00%), 레피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모두 현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1년만이며,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ECB는 작년 6월 세 종류의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작년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작년 9, 10, 12월과 올해 1, 3, 4, 6월 회의까지 7차례 연속 정책금리 인하했다.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8차례 낮춘 뒤 이번에 동결한 것이다.

ECB는 성명에서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며 "6월 발표한 물가와 성장 전망은 최근 경제지표들로부터 여전히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EU와 미국의 막판 무역협상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EU의 최대 무역 및 투자 파트너로 EU는 지난해에만 미국으로 약 5030억유로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다.

ECB가 최근 금리인하 사이클 막바지임을 공언해온 가운데 라가르드 총재는 무역 협상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1분기에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우려에 따른 수출 선반영 효과와 민간 소비, 투자 확대, 실질 소득 증가 및 완화된 금융 여건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경우 수출, 투자, 소비가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기업과 가계의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무역 긴장이 조기에 해소되고 유럽 내 국방 및 인프라 투자 지출이 확대될 경우 성장률이 기존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화 강세는 예상보다 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세계적인 고율 관세가 물가 상승을 둔화시킬 수도 있다"며 "과잉 생산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유로존으로 수출 물량을 전환할 경우 물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망 붕괴가 유로존 경제에 제약을 가하는 한편 글로벌하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재정 지출 확대와 이상 기후로 인한 영향도 인플레이션 리스크 요인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통화정책은 ‘좋은 위치’에 있으며 지금은 관망할 시기"라고 했다.

시장에선 이제 인하가 1차례 남았다거나,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 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일단 미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를 봐야 할 듯하다.

■ 한국 2분기 성장세 반등

전날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분기 0.2% 역성장 이후 시장에선 0.5% 정도나 이를 약간 웃도는 수준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번 결과는 대체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성장률은 상당히 부진했다. 지난 해 1분기 1.2%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인 뒤 2분기엔 0.2% 감소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엔 0.1%씩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일단 경기를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나 성장 강도는 불확실해 보인다. 무역협상 등을 봐야 한다.

다만 최근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추경 효과를 더하면 1%에 약간 못 미친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5월 경제전망시 연간성장률을 0.8%로 봤는데, 추경효과를 더하면 0.9%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0.9% 성장을 위해선 하반기 평균적 0.7% 정도 성장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간 성장률 1%대 달성을 위해선 0.8% 이상 나오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이 국장은 올해 1% 성장 달성 여부 등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2분기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면 3분기와 하반기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반면 2차 추경 및 심리회복 요인 등으로 내수는 좋아질 여력이 있어서 성장 모습이 2분기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꽤 크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최근 추경, 경기 심리 호전 등을 감안할 때 1%를 수치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들도 나오지만 일단 관세협상 등을 봐야 할 듯하다.

■ 일본 협상 타결 후 바빠진 한국

최근 미국과 일본이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미-EU가 15% 관세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한국은 '2+2 협상'을 미뤄야 했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유예된 것이며, 양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측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인천공항에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던 때에 미국이 약속을 엎어버린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해 각종 억측(?)도 나오는 중이다.

트럼프 보호무역 주창자 중 한 사람인 피터 나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거래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전세계를 보면서 전략을 구상한다. 미국과 일본의 합의로 한국 자동차가 불리해졌다"고 주장해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미-일 협상 타결 이후 미국과의 FTA 체결국인 한국이 최소 이에 준하는 대우를 받지 않을까 하는 예상들도 많았지만 일단 협상이 순조롭지는 않은 모습이다.

당장 8월 1일에 25% 관세가 발효되는 만큼 '미국의 일방적 행위'로 시간적인 여유는 많지 않다.

금융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진다.

협상 일정 지연되며 전날 자동차(현대차 -2.0%, 기아 -1.0%) 주가는 하락했으며, 반도체(삼성전자 -0.6%)도 내려왔다.

국내 대표주들이 관세 피해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남아 있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4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이 무역합의를 체결한 이후 한국 측으로부터 욕설이 들리는 듯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은 욕심 많은 부자 나라인 미국에게 세계 각국이 조공을 받쳐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처럼 관세를 낮추기 위해 한국도 미국 투자 확대 등 많은 떡고물을 준비해야 한다.

농산물, 소고기 등에서 양보를 하더라도 자동차, 철강 등 한국 중추 산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훈수도 들리는 중이다.

한국 경제관료들이 중대한 통상 문제와 관련해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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