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한국 협상단, 15% 평타는 쳐야

2025-07-29 08:12:1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FOMC와 관세협상 등 이벤트들을 대기하면서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에 따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FOMC는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월러 연준 이사 등 소수의견도 관심이다.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협상가들이 일본, EU에 이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국내 금리는 박스 내 가격 메리트 확대와 축소, 외국인 매매 동향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좁게 움직이는 중이다.

■ 美10년 금리 4.41%대로 상승....입찰 부담과 유가 상승

미국채 시장은 입찰 부담과 유가 상승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FOMC를 앞두고 금리 상승폭은 제한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0bp 상승한 4.41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0bp 오른 4.960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00bp 하락한 3.9215%, 국채5년물은 1.85bp 상승한 3.9720%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전에 2년물, 오후에 5년물 입찰을 실시했다. 2년물은 수요가 양호했으나 5년물은 부진한 편이었다.

2년물 690억달러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3.920%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3.786%에 비해 13.4bp 높아졌다. 응찰률은 2.62배로 전달 2.58배에서 상승했다. 이전 6개월 평균치에 부합했다.

오후 들어 실시된 5년물 700억달러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3.983%로 결정됐다. 지난달 3.879%에 비해 10.4bp 높아졌다. 29일에는 440억달러 규모 7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휴전 합의 시한을 앞당기겠다고 위협하자 공급 우려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55달러(2.38%) 오른 배럴당 66.7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60달러(2.34%) 상승한 70.04달러에 거래됐다.

스코틀랜드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 전쟁 휴전을 위해 러시아에 부여한 관세 제재 유예 '50일 시한'을 10~12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 나스닥 사상최고 경신 지속...달러가격은 속등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FOMC 결과와 빅테크 실적 등을 대기하면서 보합권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4.36포인트(0.14%) 내린 4만4837.5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13포인트(0.02%) 높아진 6389.77, 나스닥은 70.27포인트(0.33%) 오른 2만1178.58을 나타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1.8%, 원자재주는 1.4%, 유틸리티주는 1.1%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1.2%, 기술주는 0.8%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을 보면 엔비디아는 1.87% 상승하며 반도체지수 1.6% 상승을 주도했다.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165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한 후 3% 급등했다. 아마존(0.6%)과 메타플랫폼스(0.7%), 마이크로소프트(-0.2%), 알파벳(A주, -0.3%), 애플(0.1%) 등은 각각 방향이 엇갈렸다. 나이키(나이키B)는 JP모건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3.9%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속등했다. 미국이 EU와 유리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유로화 가치가 급락한 데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연속된 국채 입찰로 인한 물량 압박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도 달러지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01% 높아진 98.62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151달러( 1.3%) 낮아진 1.1589달러, 파운드/달러는 0.61% 내린 1.335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8% 오른 148.5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8% 상승한 7.178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0% 약세를 나타냈다.

■ FOMC 앞두고...트럼프의 금리인하 주문과 파월 압박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OMC 회의를 하루 앞둔 28일 다시금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연준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유럽은 11번이나 금리를 인하했고 다른 나라도 10번, 11번 했다"면서 "우리는 금리 인하 없이도 잘 해내고 있지만, 금리를 내렸다면 더 잘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금리 인하는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는 지금보다 금리를 3%p 낮게 가져가야 했다"면서 "1%포인트만 낮아도 3,600억달러를 절약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인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간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파월의 해임까지 거론해왔다. 그러더니 지난 주엔 연준을 방문해 파월을 만나고 금리 인하를 얘기했다.

트럼프가 파월을 전격 해임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연준의 거듭된 금리 동결 등을 참지 못하고 트럼프가 압박 강도를 높여 실제 해임이 이뤄지면 금융시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7월 16일 해임설이 강화되면서 금융 가격변수가 크게 반응하기도 했지만, 실제 해임이 이뤄지면 그 여파가 상당할 수 있다는 경고들도 이미 나온 상태다.

예컨대 도이치뱅크는 파월 해임시 달러 6% 급락, 금리 20bp 급등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당장은 현실적으로 파월의 해임 가능성이 낮고 지금은 이번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얼마나 나올지 등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보인다.

월러가 인하 소수의견을 낼 때 보우먼이 소수의견에 합류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9월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 FTA 체결국 한국, 최소한 관세 15%는 받아와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무역 합의를 못한 국가들의 관세율이 15~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8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국에 대해선 (관세율이) 15~20%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냥 좋게 하려고 한다. 15%나 20%, 아마 그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발표한 10% 기본 관세보다 인상된 수준이다. 관세율이 더 낮아지길 기대했던 국가들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달 초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이 10% 수준의 기본 관세를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거래를 하고 싶다면 그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일로 예정된 관세 시행 시한을 앞두고, 별도의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수십 개국을 향한 관세 부과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여러 차례 협정보다는 관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며 "그저 서한을 보내고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5~20% 수준의 관세율은 최근 미국이 일본, 유럽 등 주요 교역국과 체결한 협정의 수준과 비슷하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현실적으로 한국도 일본, 유럽처럼 15% 관세율과 비슷한 협상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의견이 많이 보인다.

일부에선 한국 이재명 정부의 친중 행보 등을 이유로 한국이 왕따 취급을 당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유를 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지나치다는 평가도 많다.

한국이 미국의 FTA 체결국인 데다 반도체, 조선, 방산 등 한미 산업의 협력 필요성, 그리고 미중 패권다툼에서 한국이 가지는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국이 한국만 소외시키는 결정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란 관점이다.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한국이 어떤 유종의 미를 거둘지 봐야 한다.

■ 일본, EU 협상 결과가 한국에 주는 부담...관세 15% 평타는 쳐야

일본과 EU는 미국과 15% 관세율로 협상을 매듭지었다. 기존 미국이 제시했던 25%(일본), 30%(EU)보다 일단 낮아진 것이다.

일본과 EU은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 등에서 일본, EU와 경쟁하는 한국도 15% 관세를 끌어내야 평타를 쳤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많은 것을 내줘야 할 듯하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또 에너지와 무기 등 각종 미국 제품을 사주기로 했다.

한국은 일단 1천억달러 투자 제안부터 했으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이 지른 금액은 4천억달러였다.

일본, EU의 경제규모와 한국을 비교할 때 4천억달러는 지나친 금액이어서 한국 협상단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한국은 이밖에 소고기·쌀의 개방 확대, 조선업 등 각종 산업의 협력 등의 재료를 섞어 미국과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수 있지만 농업 분야에서 다소 양보하더라도 주력 수출 산업을 지키는 게 중요해 보인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