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1일 매파적인 FOMC, 한미 관세협상 결과 등을 평가하면서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전날 도비시한 FOMC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으나 이벤트가 예상보다 호키시해 금리 되돌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의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3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근처로 급히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FOMC 이벤트에서 2명의 인하 소수의견(월러, 보우먼)이 나왔지만 분위기는 예상보다 시장에 비우호적이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전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합의'를 발표했다.
상호관세율은 일본, EU 사례에서 본 것처럼 예상대로 15%로 낮아졌다.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미국 에너지를 1,000억달러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FOMC 금리 동결과 '두명'의 소수..매파 분위기 속 9월 인하 기대 타격
미국 FOMC는 30일 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했다. 5회 연속 동결이다.
최근 수입 관세 인상과 관련해 수입업체, 소매업체, 소비자 간 비용 분담이 향후 인플레이션과 고용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신중히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러한 변수들은 연준이 향후 금리인하 재개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미셸 보우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두 명 이상의 연준 이사가 FOMC 회의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관세 영향의 불확실성에 대해 "관세는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을 미친다. 과정의 끝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안들고 인플레이션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목표라며 "너무 빨리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움직이면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반대표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 위원은 적당한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답했다.
그는 "9월 회의 전까지 두차례 고용·물가지표가 발표될 것이다. 다음 회의 때까지 데이터 명확할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며 "현재 정책은 적당하게 제약적인 수준으로 9월 결정은 9월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이후 미국선물시장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인하보다 더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5시 40분 전후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35.4%에서 54.3%로 크게 높여 반영했다.
연준은 현재 관세가 물가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 중이다. 지난 1~2년 간 인플레이션은 점차 진정됐지만, 연준은 섣불리 물가 안정을 선언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이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 다시 인플레이션이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였다.
파월 은 "관세가 물가 지표의 일부 항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영향이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더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7월 회의는 지난 6개월간 이어진 금리 동결 기조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보다 경기 위축을 초래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인지 여부"라며 "데이터 흐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연준 내 의견 대립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현재의 데이터 흐름이 확연히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면, 파월 의장은 금리 조정을 미루는 쪽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美금리 매파적 이벤트에 4.3%대 후반으로 상승...기준금리 인하 기대 축소
미국채 시장은 31일 약세를 나타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면모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30bp 오른 4.37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50bp 상승한 4.903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55bp 오른 3.9425%, 국채5년물은 5.90bp 상승한 3.9615%를 나타냈다.
미국채 시장은 이벤트 전날 '도비시한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락했던 금리를 되돌려야 했다.
즉 10년물 금리는 도비시한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29일 9.10bp 하락한 바 있으나 30일엔 5.30bp 오른 것이다. 2년물은 29일 5.45bp 하락한 뒤 30일엔 7.55bp 오른 것이다.
월러와 보우먼 등 최근 7월 인하를 거론해왔던 사람들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파월은 9월 인하 여부도 경제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하면서 이자율 시장을 압박했다.
경제지표도 금리 상승을 지지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 3.0% 증가하며 1분기 성장률 -0.5%에서 반등했다. 시장 예상치는 2.5% 증가였다. 수입 감소와 민간 소비 증가가 2분기 GDP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 민간고용도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 고용은 전달보다 10만4천명 증가해 예상(7.7만명)을 상회했다.
재무부는 분기국채발행계획(QRA) 발표에서 오는 10월까지 석 달 동안 입찰 규모가 이전 석 달과 동일하게 유지된 가운데 규모에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며칠동안 단기국채(T-bill) 발행 규모를 늘릴 것이다. 연간 바이백 규모는 12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확대되며, 8월 13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바이백 프로그램 강화의 일환으로 유동성 지원 차원의 장기물 바이백 빈도를 분기당 2회에서 4회로 늘리기로 했다. 시행할 때마다 최대 한도는 20억달러로 유지했다.
■ 매파적 FOMC 보면서 뉴욕 주가 혼조...달러가격 속등...WTI 70불로 상승
뉴욕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소 매파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장 마감 직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스닥은 소폭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1.71포인트(0.38%) 내린 4만4461.2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96포인트(0.12%) 낮아진 6362.90, 나스닥은 31.38포인트(0.15%) 오른 2만1129.6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원자재주가 2.0%, 부동산주는 1.4%, 에너지주는 1.4%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0.7%, 기술주는 0.4% 각각 올랐다.
한편 장 마감 뒤 나온 메타와 MS 실적은 서프라이즈였다. 시간 외에서 메타와 MS 주가는 10% 내외로 급등하면서 나스닥 선물 가격을 띄웠다.
달러가격도 '매파' 파월을 인정해주면서 급등했다. 금리 상승과 양호한 GDP결과에 달러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04% 높아진 99.934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1.22% 하락한 1.1404달러, 파운드/달러는 0.84% 내린 1.323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5% 오른 149.4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83위안 오른 7.207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22% 급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트럼프의 대러시아 수출 제재 압박에 70불을 터치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이 제기돼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9달러(1.14%) 오른 배럴당 7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73달러(1.0%) 상승한 73.24달러에 거래됐다.
■ 상호관세 15% 위한 비싼 대가....트럼프 "한국, 3500억불+1000억불+알파 내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과 대한민국이 총 4,5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포괄적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상호관세율은 일본과 EU처럼 15%라고 알렸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내가 직접 선정한 투자 프로젝트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미국 에너지 제품을 1000억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은 자국의 투자 목적을 위한 별도의 대규모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며, 이 금액은 향후 2주 내에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때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이 15% 상호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쏘는 금액은 '3500억불+1000억불+알파'인 셈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겠지만 농산물 개방 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 "양국은 미국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모든 상품에 대해 한국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에는 예고된 25%의 관세가 아닌 15%의 관세가 적용되며, 미국산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생색을 냈다.
트럼프는 이날 회담에 참석한 무역대표단에 감사를 표하며 "한국이 이룬 위대한 성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큰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