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 삼성전자, 테슬라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단숨에 7만원선 안착
* 삼성전자 부진으로 글로벌 AI 랠리에서 멀어졌던 KOSPI, 반전의 계기 마련
* 글로벌 패시브 투자금을 자극, 대형주와 KOSPI 반등으로 이어질 것
■ 삼성전자, 테슬라를 고객사로 확보한 뒤 긍정적 흐름
7월 28일, 삼성전자가 22.8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공급 계약의 주인공은 테슬라, 삼성전자의 테일러 신공장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및 로봇용 AI6 칩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테슬라가 직접 제조공정 효율화에 참여함으로써 양사 간 ‘진정한 파트너십(Real Partnership)’에 대한 교감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해당 공시 이후 삼성전자는 단숨에 7만 원대로 반등하며 3거래일 동안 10.2% 상승했고, 코스피 역시 같은 기간 58pt 오르며 3,250선에 안착했다. 58pt 중 삼성전자의 코스피 상승 기여분은 무려 49.6pt에 달한다.
■ AI &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미운오리였던 삼성전자, 백조가 될 기회
2024년 AI 랠리에서 삼성전자는 상반기까지 HBM과 파운드리의 후발주자이지만 선두주자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종합 반도체 회사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의 끈끈한 동맹을 중심으로 구축된 AI반도체 공급망에 진입하는 데에 난항을 겪었다,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도 엔비디아의 AI칩은 고사하고 퀄컴, 구글과 같은 기존 고객사들마저 모두 TSMC로 빼앗겼다. 삼성전자의 난항은 단순한 사업적 어려움을 넘어 한국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되었다.
테슬라 AI6 칩의 매출 인식은 26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에게 단순한 매출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부재로 인해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만 올해 2분기 영업적자가 2조원을 넘어섰다, 그 사이 빅테크 기업들의 파운드리를 독점한 TSMC의 영업이익률은 25년 2분기 기준 49.6%, 매출 총이익률은 58.6%에 달한다. TSMC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CAPA가 부족한 상황이다. 테슬라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정상화가 확인된다면 AI 붐에서의 소외와 삼성전자의 부진 우려를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다. 동시에 AI 반도체 산업과 파운드리 경쟁에 다시 합류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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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귀환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과 패시브 자금 유입을 촉진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과 MSCI 한국 ETF(EWY)에서 2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업황에 따라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수급이 좌지우지되는 이유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연초 이후 7월 30일(72,600원) 반등 만으로도 코스피 지수 상승의 138.6pt에 기여했다. 삼성전자의 턴어라운드는 유동성 측면에서도 패시브 자금의 유입으로 연결. 대형주, 소외업종과 코스피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4년 KOSPI 고점이었던 7월 11일 이후 연말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24조원 중 21.5조원이 삼성전자에서만 이탈했고, 동기간 KOSPI지수 하락폭인 530.8pt 중 50%에 달하는 266.4pt에 기여했다. 삼성전자가 돌아선다면 외국인 이탈로 하락했던 만큼의 반등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인덱스 자금 복귀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자동차, 2차전지, 바이오, 화학, 철강과 같은 대형 업종들의 수급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 그동안 관세 우려 등이 겹치며 부진했던 소외주이기도 하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