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FOMC·한미 관세합의와 금리인하 기대치

2025-08-01 08:10:2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일 미국 고용지표 등을 대기하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FOMC와 한미 관세협상 등 큰 재료들이 노출된 가운데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 방향을 잡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시장에선 FOMC와 관세협상 모두 방향성을 부여하지 못했으며, 박스권 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점들도 이어졌다.

■ 美금리 혼조...뉴욕주가 약세

미국채 금리는 31일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월말에 따른 장기물 수요가 일부 출현했으나 파월의 매파적인 발언 여파가 작용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1일 0.40bp 하락한 4.37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60bp 떨어진 4.89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25bp 상승한 3.9550%, 국채5년물은 0.85bp 상승한 3.970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약세를 나타냈다.

MS·메타 주가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급등 출발했으나 상승폭을 줄였다. MS가 장중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한 이후 시장 전반에 차익실현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지수는 전강후약의 움직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17곳에 의약품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부분도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30.30포인트(0.74%) 내린 4만4130.9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3.51포인트(0.37%) 낮아진 6339.39, 나스닥은 7.23포인트(0.03%) 내린 2만1122.4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헬스케어주가 2.8%, 부동산주는 1.7%, 원자재주는 1.0% 각각 내렸다.

종목별로 MS 주가는 3.95% 상승했다.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장 중 주가가 8%대까지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차익실현 압력을 받았다. 메타는 2분기 호실적과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하며 11.25% 급등했다.

AI 및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 공시를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대 급락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1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13.44% 급락한 가운데 AMD와 ASML, 퀄컴 등 주요 AI 및 반도체 기업들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장 마감 후 빅테크 중 애플과 아마존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940.4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2% 증가한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1677억달러, EPS는 1.68달러로 발표했다. 애플과 아마존 2분기 실적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달러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월의 매파적인 발언 여파가 지속된 가운데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로 인해 달러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9% 높아진 100.0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011달러 높아진 1.1415달러, 파운드/달러는 0.20% 내린 1.32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82% 오른 150.7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029위안 내린 7.204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90일 연장해주면서 공급 위축 우려가 완화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난 점도 유가 하락 재료로 소화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4달러(1.06%) 내린 배럴당 69.2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71달러(0.97%) 하락한 72.53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의 주요 교역국 멕시코·중국 관세 협상 주목

국내시간으로 전날 아침 한미 관세 합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은 계속해서 관세 관련 발표들을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은 주요 교역국 멕시코에 대해선 상호관세 25%를 90일 동안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3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리는 지난 짧은 기간 적용된 동일한 (관세) 협정을 90일 동안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멕시코는 펜타닐 관세 25%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에 대한 50% 관세를 계속해서 지불할 것"이라고 썼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베센트는 31일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중국 측과의 기술적인 세부사항 몇 가지가 남아 있지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다만 아직 100%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중 양국 대표단이 이틀간 ‘치열한 협상’을 벌였으며, 중국은 협상에 있어 매우 강경하고 미국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미중 양국은 상호 고율관세를 부과한 이후 일시적인 휴전에 들어갔다. 양국은 8월 12일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관세로 맞대응한 뒤 미국은 관세율을 30%로, 중국은 10%로 각각 낮춘 바 있다.

FOMC 후 미국에선 9월 인하 놓고 의견대립

연준이 예상대로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9월 인하 여부를 놓고 의견이 맞서고 있다. 연준의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9:2였다.

최근 7월 인하를 거론했던 연준의 월러·보우먼 이사는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쿠글러 이사는 불참했다. 두 명의 이사가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한 것은 1993년 12월 이후 대략 32년만에 처음이다.

이제 9월 25bp 인하 여부를 놓고 미국 금융시장 내 의견이 대립되고 있으나, 미국 대형 금융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엔 9월 동결 의견이 약간 더 우세했다.

연준도 관세 효과 등에 대해 자신이 없는 만큼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검하는 게 나아보인다.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회의 전까지 두차례 고용·물가지표가 발표된다면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정책은 적당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9월 결정은 9월에 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파월은 관세 영향 불확실성에 대해 "관세는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과정의 끝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안 들고 인플레이션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파월은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목표"라며 "너무 빨리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움직이면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반대표가 나온 것에 대해 "대다수 위원은 적당한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답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FOMC에서 9월 금리인하와 관련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파월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았다.

파월 발언 예상보다 좀더 매파적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면서 금리선물시장은 9월 금리동결 확률을 30%대 중반에서 5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아무튼 파월이 "관세가 물가 지표의 일부 항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영향이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더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한 만큼 향후 발표되는 지표들을 이를 확인할 수 밖에 없다.

■ FOMC와 관세협상, 그리고 한국의 추가 금리 인하

채권 투자자들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관련해 6.27 대책 등 주택 관련 정책 효과에 따른 서울 부동산 안정 여부, 미국 연준의 스탠스 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전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놓고 일각에선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즉 관세 협상 마무리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소비 및 기업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본 것이다.

파월의 발언에 따른 매파적인 FOMC,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을 모두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요소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8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자는 시각도 많다.

미국에서 30년 남짓만에 복수의 소수의견이 나와 금리인하 의견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통상 마찰이 끝난 것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도 계속 둔화되고 있어 금리 인하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주택시장 동향을 보면, 월요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12%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6.27 대출규제 대책 직전 0.43% 폭등을 기록한 뒤 이후엔 0.40%→0.29%→0.19%→0.16%→0.12%로 둔화되고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